- 2022년 3분기BJC보도상 - 기획보도부문상
- 최경재, 서유경 기자

 

■ 박순애 장관의 거짓말 또 거짓말..새 정부 장관 첫 낙마

교육부 장관은 60만 교원의 대표로서 ‘교육‘이란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자리입니다. 다른 장관보다 높은 도덕성과 무거운 책임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당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만취 운전’ ‘조교 갑질’ ‘가족 특혜’ ‘논문 표절‘ 의혹에도 인사청문회 없이 취임 연단에 올랐습니다. 특히 박 장관은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명백한 표절 판정을 받아 논문이 취소되거나 '투고 금지' 징계를 받은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는 취지로 해명해왔습니다.

MBC <스트레이트>는 박 장관이 학회로부터 두 차례 ‘투고 금지’ 징계를 받은 사실과 10년 전 박 장관 스스로 표절을 인정한 소명서를 보도했습니다. 또 쌍둥이 아들이 자기 소개서 등을 대필해주고 이른바 '허위 스펙'을 만들어주다 대표가 구속됐던 입시 컨설팅 학원에서 생활기록부 첨삭을 받은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장관은 동문서답 해명을 반복하며 법적 조치를 운운했습니다. 여론의 뭇매 속에서도 박 장관은 “확실한 성과와 변화”를 약속했고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살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 등 설익은 교육 정책을 쏟아냈습니다. 결국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취임 35일 만인 지난 8월 8일, 새 정부 장관 가운데 처음으로 자진 사퇴했습니다.

이미 교육부 장관에 취임한 박 장관의 과거를 쫓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10년이 지난 일인데다 증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 대부분 학계에 있거나 공무원이어서 부총리급인 박 장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국회에서도 박 장관에게 ‘표절 의혹’이 제기된 논문이 교수 임용에 활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학 등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받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박 장관은 “논문은 자진 철회한 것이다“ ”입시컨설팅 받은 적 없다“며 자신만만하게 주장해왔습니다. 다행히 교육자로서 양심과 소신을 지킨 취재원들의 증언과 자료 덕분에 박 장관의 주장 모두 거짓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박 장관과 아들을 직접 상담했던 당시 입시 컨설팅 학원 직원의 말이 아직도 마음을 울립니다. “내가 살아 있는 증인, 기록은 거짓말 하지 않아” 진실을 밝히겠다는 용기 하나로 인터뷰에 나선 취재원을 바라보면서 언론의 책무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취재의 단초를 제공하고 방향타를 잡아 준 문소현 센터장과 허유신 부장, 그리고 낮밤 가리지 않고 기사를 다듬어 준 최훈 데스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또 현장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된 영상기자 선·후배들과 취재를 도운 작가와 리서처 등 동료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

 <MBC 최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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