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3분기 BJC보도상 - 전문보도상
- 성지영, 임명찬, 방종혁 기자. 심지은, 조소현, 김주형, 서이경 PD

 

엠빅뉴스 '이거실화야'는 우리 사회의 미제 사건들을 재조명하는 코너 입니다. 당시 수사 경찰과 피해자 가족 등 사건 관계인들을 직접 만나 사건의 숨은 이야기를 비롯해 과거에 놓쳤지만 현 시점에서 다시 주목해 볼 만한 사실들을 취재해 만든 프로그램 입니다. 

이거실화야 시즌4를 맞아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의 범인은 없었다>, <14년째 도주 중인 황주연 추적>, <영화 범죄도시2 실제사건 피해자 윤철완씨를 찾습니다>,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주범 박왕열의 탄생>, <죽었다던 조희팔을 만났다>,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 실종 미스터리> 등을 제작해 유튜브 누적 조회수가 10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느낀 점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사건이지만 한 발짝만 더 들어가 보면 또 다른 진실과 석연치 않은 의문점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 입니다. 대표적인 게 영화 범죄도시2의 모티브가 된 필리핀 연쇄 납치 살인사건의 숨겨진 피해자 윤철완씨 입니다. 

윤철완씨가 필리핀 연쇄 납치 살인사건의 주범 최세용 일당의 피해자라는 수많은 정황 증거들이 있지만 우리 정부 당국의 무관심과 안일한 대응으로 인해 초동수사에 실패하고 결국 윤철완씨는 12년째 행방불명인 상태 입니다.

윤철완씨의 행방을 알 수 있을 만한 핵심 증인이 필리핀 현지에 있지만 우리 수사권이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실상 수사는 멈춰있고, 아들의 생사만이라도 알게 해 달라는 부모의 한 맺힌 호소에는 아무도 귀기울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미제사건을 취재하면서 피해자 가족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언론 인터뷰를 비롯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이제와서 또 인터뷰해서 뭐 하냐”는 말이었습니다. 미제 사건의 특성상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피해자 가족들도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수사기관이 총 동원됐던 사건을 짧게는 몇 주 길게는 한 달간의 취재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제사건이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에서 잊혀져가는 수많은 죽음과 피해자 가족들의 아픔을 꾸준히 기록으로 남겨 관심의 불씨를 이어나간다면,
그래서 새로운 제보자가 등장하거나 사건 해결을 위한 어떤 계기가 마련된다면, 언젠가는 미제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MBC 임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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