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 올해의 방송기자상 전문보도부문
- SBS D탐사제작부 이경원, 네트워크팀 장선이, D콘텐츠 기획부 배여운

미래가 아닌 과거를 보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수많은 여론조사 예측과 후보들의 발언이 뉴스로 쏟아지고 있지만 과거 개표 데이터를 꼼꼼하게 분석해 알려주는 기사는 없는지? 미국 언론만 보더라도 선거 국면에 과거 개표 데이터를 분석해 효용감 있는 기사들과 시각화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는데 이런 분석기사가 국내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언론 환경에서는 이 같은 기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먼저 데이터 접근부터 쉽지 않더라고요. 데이터를 얻으려면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서 엑셀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분석할 수 있는데 세세하게 행정동 단위의 과거 표심까지 구분해서 알려면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행정동 단위까지 분석 범위를 좁혀야 MZ세대, 부동산과 같은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와 비교해 볼 수 있거든요.

특히, 데이터저널리즘과 팩트체크의 결합을 시도한 첫 기획이기도 합니다. 데이터저널리즘도 좋은 질문에서 시작하는데 청년층은 정말 보수화가 되고 있나요?’, ‘지역주의 정말 극복했을까요?’와 같은 질문의 답을 데이터로 찾는 과정도 의미있었지만 SBS 전문 팩트체커인 이경원 기자는 데이터 분석 결과에 팩트체크와 해설을 입혀 새로운 형태의 기사를 도출한 점도 뒤돌아 보니 기억에 남습니다. 노가다이런 노가다가 없다! 결국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우리동네 대선이야기>란 기획을 내놓았습니다.

과거 개표 데이터를 분석해 과거 표심 변화, 판세 분석 등 양질의 선거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거든요. 마부작침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13대 대선부터 최근 19대 대선까지의 개표 결과를 행정동별(시군구별)로 꼼꼼하게 분석해서 보도하기로 뜻을 모았고, 사실은팀과 함께 역대 대선 데이터뿐만 아니라 마부작침에서 지금까지 정리한 총선, 지방선거 데이터 DB까지 활용해 데이터저널리즘 기법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분석에서 품을 많이 들인 건, 데이터저널리즘에서 가장 핵심인 데이터 정제입니다. 사실 분석보다 분석에 활용할 데이터 상태가 문제였습니다. 과거 30년간 수많은 행정구역 변경이 발생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하는 데이터에는 행정구역 변경 이력이 반영되어 있지 않거든요. 따라서 과거 기사와 문서를 찾아보고 변경된 행정구역을 일일이 다 맞춰줘야만 정확한 분석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했냐고요? 네 했습니다.

행정구역(행정동, 시군구) 데이터를 대조하고 기록을 찾아가며 정제했고 결국 데이터저널리즘에 활용할 로우 데이터셋을 구축했습니다. 데이터는 쌓일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저희 사실은팀과 마부작침은 앞으로도 구축된 데이터를 통해 심층적이고 의미 있는 선거 보도를 계속해서 보도하겠습니다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SBS 배여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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