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의 방송기자상 : 심사위원상

워싱턴DC에 특파원 근무 기간 태반이 코로나 팬데믹과 겹쳤습니다. 대면 취재는 점점 제한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 사람들은 화상 인터뷰와 회의에 점점 더 익숙해졌습니다.

멀리 있는 사람도 화상 인터뷰를 통해 간단히 인터뷰할 수 있었고, 미국뿐만 아니라 남아공,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 어디든 상관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오미크론을 처음 발견한 안젤리크 쿠체 남아공 의사 협회장, 백악관 방역 사령탑 앤서니 파우치, 폭탄 파편을 들고 나왔던 비탈리 클리츠코 키이우 시장 등 모두 이런 식으로 인터뷰 했습니다. 심지어 푸틴이 임명했던 첫 국무총리 미하일 카시야노프는 탄압을 피해 동유럽에 은신 중에도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일대일 인터뷰를 하게 되면 질문 한 두개로 끝낼 수는 없었습니다. 보통 인터뷰 시간은 짧게 30분, 길게는 1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TV 뉴스를 제작할 때는 물리적인 시간제한 때문에 취재 분량 대부분 방송 이후에는 그냥 사라졌습니다. 아무런 기록도 없이 몸을 갈아 넣어 만든 콘텐츠가 그냥 없어지는 게 너무 아까워서 눈을 돌렸던 게 유튜브 콘텐츠였습니다. 그렇게 워싱턴에서 '김수형의 워싱턴 인사이트'로 시작했던 콘텐츠가 특파원 임기를 마치고 서울에 돌아온 7월부터는 '김수형의 글로벌 인사이트'로 이름을 바꿔서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직접 나와 설명하는 좋은 콘텐츠가 이미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의 유튜브는 자신의 분야에만 한정되는 면이 있었고, 계속 만들다보면 소재 고갈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뉴미디어 분야에서 레거시 미디어도 시청자들의 정보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레거시 미디어는 오히려 자극적인 영상 위주로 제작을 하다가 심층성도, 화제성도 놓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맥락을 소개하는 훈련을 받은 기자들이 대중이 관심 있어 하는 심층 콘텐츠를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그걸 개인적으로는 '취재 지식 콘텐츠'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전문가들이 직접 생산하는 일반적인 지식 콘텐츠와는 달리, 현안에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자들은 취재를 기반으로 심층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취재의 앞과 뒤, 맥락을 담은 스토리텔링을 담은 콘텐츠를 시청자들이 원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런 콘텐츠는 아직은 미개척지와 비슷한 뉴스 분야의 블루오션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1년 넘게 김수형의 글로벌 인사이트를 제작하면서 미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보도국 다른 부문의 동료들과 협업을 하는 귀한 경험을 했습니다. 특히 디지털콘텐츠기획부의 한동훈 팀장이 콘텐츠의 브랜딩과 편집, 그래픽 전반을 맡아 김수형의 글로벌 인사이트 콘텐츠의 차별화 되는 정체성을 만들어줬습니다. 워싱턴 지국에서 박은하, 오정식 감독이, 서울에서는 영상취재팀의 이재영 영상 기자가 수준 높은 영상을 촬영해줘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뉴미디어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더욱 확장시켜 더 도움 되는 뉴스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SBS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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