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BJC 올해의 방송기자상" 전문보도부문상
- SBS 이강, 김현상, 양현철 기자

2022년 말부터 구상에 들어간 연속시리즈 <이렇게까지>는 ‘우리 사회에서 왜 비슷한 사고가 끊이질 않을까, 해결책과 관련한 보도는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시리즈였습니다. 첫 보도는 지난해 12월 벌어진 ‘청담동 스쿨존 사고’와 관련해 스쿨존 사고를 잘 예방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사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주민들과 힘을 합쳐 통학로에 없던 인도를 만들고, 스쿨존 전체를 샛노랗게 칠했으며, 최첨단 장비를 도입해 사고를 예방한 곳이었습니다. 그 뒤 1년 동안 방음터널 화재, 전기차 화재, 학교 폭력, 다중 인파 사고, 어린이 납치 사건, 여름철 수해, 지하차도 참사, 그리고 가장 최근에 파리바게뜨 제빵공장 사고 등과 관련해 이런 사건사고 등을 제대로 예방하고 대비한 곳을 찾아가 취재하고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예방을 잘한 곳을 찾아가 취재한 결과물들을 통해 대부분 2가지 결론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첫째는 이미 사고가 난 곳들은 단순히 운이 없어서 사고가 난 것이 아니라, 그만큼 대비가 허술했기 때문에 사고가 벌어졌다는 점입니다. 저희들이 찾아가 취재를 했던 터널이나 축제 현장, 지하차도, 식품공장 수준의 3분의 1만이라도 대비가 되었더라면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나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파리바게뜨 사고’에서 그 정도로 큰 인명 피해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결론입니다.

두 번째로 훌륭한 시스템 뒤에는 그와 같은 시스템을 유지하고 새롭게 발전시키는 사람들의 노고가 숨어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스쿨존 사고를 막고 싶어도 위험한 곳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선 기사로 묘사할 수 없을 정도의 세세한 행정적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여름철 물놀이 사고를 막기 위해선 성능 좋은 드론이 필수이지만, 그 기계를 운용하기 위해 휴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위급 상황을 대기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취재진은 그렇게,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습니다. 

<이렇게까지>는 사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잘 하는 곳’을 찾아가는 콘텐츠입니다. 언론의 기본적 사회적 책임인 ‘감시와 비판’을 수행하는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에 자칫 대상 기관이나 회사의 ‘홍보성 콘텐츠’로 비칠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SBS의 전체 보도가 ‘감시와 비판’이라는 기본 책무를 잘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취재원 분들은 저희의 취재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고, 본인들의 노력을 소개할 때에도 ‘사회적 의미’를 먼저 떠올렸으며, 콘텐츠를 접하는 소비자들 역시 단순히 정보 전달 및 홍보콘텐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렇게까지> 시리즈를 취재하는 동안 다른 곳에서 ‘감시와 비판’을 통해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SBS의 동료들에게 항상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저희들은 SBS의 다른 기자들 덕분에 상을 받고 빛날 수 있었습니다. 수상 소감문 자리를 빌어 오늘도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취재하는 동료 선후배들에게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BS  이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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